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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인사권의 쓰임새

요즘 공무원들이 연말과 연초 정기인사를 앞두고 설왕왈래다. 

비단 공무원뿐만아니라 직장인 모두가 포함된다. 공무원은 한해를 결산하는 12월이면 홀가분하고 들뜬 분위기보다는 연말․연초 정기 인사의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한해 인사 결과로 삶이 변하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승진 배수에 들어 있는 공무원들은 요즘만큼 맘을 졸이는 때가 없다. 여유가 있는 성격이거나 아첨하는 인품이 아닌 사람도 남들보다 뒤처지게 되면 마침내 불안하게 되어 마음의 중심을 잡기 어렵다. 

아첨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남들보다 앞서 가기 위해 갖은 수단을 동원하여 인사권자에게 청탁을 하고 마침내 목표를 성취하기도 한다.

본인이 인사권자에게 직접 찾아가 부탁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권력이나 연고 등이 동원된다. 

인사권자는 선거 때 크게 도움을 받았거나 정치적으로 의지해야 할 사람들의 부탁을 거절하기는 쉽지 않다. 

더욱 심한것은 뇌물청탁도 간간이 드러난다. 뇌물을 주고서라도 승진하려는 것은 그만큼 절박하기 때문이다. 봉급도 봉급이지만 본인의 처지가 그렇다. 

멀쩡한 사람도 이런 저런 사정으로 승진인사 때마다 밀리고 탈락하여 한 직급에서 10년 넘게 머문다면 가족과 친구는 물론이요 동료와 부하 공무원들 볼 낯이 없어지게 마련이다. 

기관장이 본래 천박하여 천박한 인사를 하는 것은 구제불능이겠으나 청탁과 뇌물 때문에 스스로를 천박하게 만들지는 말아야 한다. 인사권은 함부로 해도 또 스스로의 권한을 지키지 못해도 얼굴에 먹칠하기 십상이다.

고려․ 조선시대에는 직급마다 일정한 근무 기간을 정해두고 그 기간이 지나야 승진하거나 자리를 옮겨주는 순자개월법 또는 순자격이라고 불리우는 순자법이 시행됐다. 

순자법은 조직을 활성화하는 데는 단점이지만 조직을 안정시킨다. 인사 부정의 폐단을 막는 데도 순자법이 더 적절하다.

그러나 순자법만 따른다면 조직이 해이해지기 쉽고 인재를 제대로 활용하기 어렵다. 

오늘날에도 가장 많이 쓰이는 인사 기준은 순자법에 근거한다. 직급마다 승진 소요 연수를 둬 아무리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도 일정 기간이 지나야 승진시키는 요즘의 제도는 곧 과거의 순자법이다. 무지막지한 기관장도 이런 인사규정을 함부로 어기지는 않는다.

그러나 많은 기관장들은 충복을 자처하며 아첨하는 사람에게 발탁인사라는 이름으로 은혜를 베풀곤 한다. 발탁인사의 경우 "적성과 능력을 우선하였다"는 설명이 붙지만 또 다른 기준이 숨어있는 경우가 많다. 

누구든 아첨하는 사람을 좋게 평하지는 않으면서도 자신에게 꼿꼿하게 대하는 사람을 중히 쓰고 싶은 인사권자는 별로 없다. 

그렇다고 능력있는 공무원을 썩히는 우를 범하는 기관장은 훌륭한 행정가라고 보기는 어렵다. 

연말연초 인사 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인사권을 부여받은 기관장들은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성장은 인사권자의 혜안에 달린 것이다.

cho  sjnewsj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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